[로판/웹소설] 역전의 묘미 - 비해당 작가님
작품소개
: 나는 내 소설 속 악녀가 되었다.
고등학교 2학년, 나를 줄곧 괴롭혀 온 유현주.
나 혼자 죽을 수는 없었다. 이렇게 죽는다면 억울해서라도 너는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고 후 눈을 떠보니...?
"율리시아 아델 히아신스, 나는 이 자리에서 그대와의 파혼을 선언한다."
내가 연재 중이던 인기 로맨스 소설 <왕관의 주인>의 최신화 장면에 들어와 있다? 그것도 내가 악녀 율리시아고, 유현주는 착하디착한 여주인공 배르티스에 빙의?!
이럴 수는 없다. 신이 내게 이럴 수는 없는 거야.
나를 위한 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이곳에서, 난 유현주를 제치고 이 소설의 여중ㄴ공이 되어 보이겠다. 나만의 남주인공을 찾아서, 나만의 이야기를 새로 쓸 거야.
역전의 묘미라고 들어는 보셨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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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 빙의라는 설정
빙의 설정의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이 정말 많지만, 이만큼 '빙의'라는 설정에 올곧게 맞춘 소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설정에 충실합니다. 소설 시작 부분, 주인공 아은이가 현실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취급을 받으며 살고 있는지, 소설이 흐르면서 현실을 언급하다 못해, 소설에 빙의했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옵니다. (그 후 다시 소설로 빙의하지만) 소설이 진행되면서도 계속 현실에서의 인연이나 상황을 짚어주고, 결말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 후, 외전도 모두 현실로 돌아온 후의 스토리입니다. 타 소설이 처음 시작 잠시 빙의상황을 언급하고 그 안의 세상에서 해피엔딩이라면, 이 소설은 현실에서 잠시 특이한 경험을 하고 돌아온 정도로 '빙의'라는 설정에 충실합니다.
2. 사이다
외전 부분은 후술하기로 하고, 본편 속 사이다 부분을 서술하고자 합니다.
소설 중간 현실로 돌아가서 살짝의 사이다를 주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극 중 아은이는 아동폭력, 학교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복수를 위해 재벌 친할아버지라는 설정이 등장합니다. 많은 댓글에서도 권력은 결국 권력으로 눌러야 하는 것인가 하며 씁쓸해했던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작가님도 언급해 주셨습니다. '소설이기에 조금 더 극적인 역전을 위해 할아버지의 힘을 부각시키면서 가해자를 처단하지만, 지금 이 순간도 괴롭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학교 폭력의 피해자 분들이, 비록 힘이 없더라도 가해자가 지은 죄에 맞는 결과를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폭력이라는 중죄가 권력이라는 이름 앞에 먼지처럼 사라져버릴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만큼, 소설일 뿐이지만 피해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사이다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 외에 여주인공이자 같이 빙의된 유현주(베르티스)와 라이언에게 복수를 하는 장면들이 몇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면들에서 말로 하나하나 정확하게 반박하면서 복수를 하는데, 사실 저는 소설을 읽는 입장에서 하나하나 이해하기 보다는 아 복수 중이구나, 대사가 길다, 머리가 좋네. 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뭔가 상황전개를 통해 복수를 하기 보다는 주인공이 말로 반증을 통해 복수를 하는 방식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여 뭔가 큰 사이다를 느끼기 보다는 음, 똘똘하네 정도로 느꼈습니다.
또 마지막 본격 복수에서 또 하나의 회의록을 만든다던가 하는 부분은 사실 사이다라 보기보다는 사이다로 마무리 하려는 노력정도로 생각이 되었습니다.
더하여, 110화 부분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라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해냈어'라는 말을 하고 싶어. 라는 부분이 있는데, 너무 공감되서 기억에 남습니다.
3. 서술
사실 소설의 성격 자체가 서술이 굉장히 길어서 설명이 조금 많습니다. 이런 부분을 좋아하시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 분명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서술이 너무 길어서 (반복되는 대사나 다시금 짚어주는 상황이나, 과거를 서술하는 부분이나, 꿈같다는 서술 등등) 스킵하면서 읽은 부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협상씬처럼 집중되는 부분은 확 집중이 되는데, 그 외에는 서술 읽기가 쳐지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 외에도 사실 구원해주었다고 말한다던가, 의사설정부터 감정을 잃어버린 관절인형 같았다던가 표현이 조금 오글거리고 진부한 부분들이 살짝 있었습니다. 심하진 않았지만, 외전 부분가서는 조금 심했는데 이부분은 후술하겠습니다.
4. 설정
빙의라는 큰 설정 이외에 세밀한 설정들이 눈에 띕니다. 우선, 주인공들과는 달리 서로를 향해 미친듯이 뛰어야 닿을 수 있는 관계라는 점이 무엇보다 와 닿았습니다.
그 외에도 주인공들 외 누군가 또 빙의가 되었다던가, 세계를 넘나드는 빙의 조건이나 복선, 현실 이야기 등 연관성을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5. 캐릭터
다만, 유현주라는 캐릭터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현실에서는 계략적이고 머리를 써서 아은이를 괴롭히는 등 능동적이고 (표현이 조금 이상하지만 똑부러지는?) 그런 캐릭터였음에도, 빙의 후 그저 당하기만 하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착한 척을 하면서도 뒤로는 계략을 꾸미는 캐릭터였음에도 빙의 후 소설 속에서는 그저 착한 척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당하기만 합니다. 반면 피해자였던 아은이가 율리시아로 빙의 후, 살아남기 위해 아둥바둥 많은 것들을 하는 사이에 말이죠. 하여 조금 더 능동적으로 반격하고 대응하는 똘똘한 캐릭터로 유지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또한 베르티스라는 인물 자체도 (빙의 전 베르티스) 애초에 악역에 가깝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물론 주인공으로 설정되어 선에 가까운 것 같지만, 어쨌든 약혼녀가 있는 사람을 뺏는 것인데 여주인공이라 미화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게끔 짚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6. 외전
본격 현대시점 복수극. 진우와 아은이의 재회부터 결혼허락, 아동학대에 대한 친엄마의 재판, 선생님 복수, 유현주 복수, 진우의 가족사까지 모든 복수극과 마무리가 되는 외전이었습니다. 사실 현실에서 19살 20살이 진지하게 약혼이니 남편이니 결혼이니 하면 조금 웃길 것 같지만, 이것은 소설이고 그간의 스토리를 아니까. 다만 맨 마지막 아버지의 오토바이 사고가 아은이가 당했던 오토바이 사고와 같은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암시가 있었는데 이 부분은 사실 너무 작위적이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더하여 유독 본편보다 감성적인 외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면
13화 발췌 : '이 순간 잔에 담긴 건 40도의 술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외로이 삼켜야 했던 눈물일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할아버지는 술이 아니라 행복을 마신 것처럼 환한 웃음을 지었다.'
등등... 그 전까지는 비유나 서술에 있어서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유독 외전은 감성적인 비유랄까. 조금 오그라든달까. 인소같달까...
다만, 외전3의 마지막 화에서, 테키온을 챙겨주셔서 감동했습니다. 소설 속 자아가 생긴 테키온이 소설이 끝난 후 어떻게 되는지 풀어주는 화. 이 화는 다들 꼭 보셨으면 합니다.
7. 추천
소설에서 현대시점 중시하는 분들에게는 무엇보다 잘 맞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