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웹툰] 요나의 법칙 - 정지니 작가님

* 총 75화
* 출판사 : 누룩미디어
* 작품소개 : 어릴 적부터 언니와 비교당해온 소심한 아이 양요나. 뭐 하나 잘 하는 것도 없고, 요나의 짝사랑 상대는 모두 언니를 좋아한다. 이사간 곳에서 새로운 사랑을 만난 요나! 과연 요나는 언니가 아닌,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리뷰
1. 줄거리
자존감 바닥인 요나는 이사한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알고보니 전학간 학교 짝꿍 재아의 형아. 재아는 요나의 언니 한나를 좋아하니. 재아와 요나는 서로를 돕기로 한다.
2. 요나의 법칙
매 화 마지막 요나의 법칙이 나오는데 그 중 가장 공감되었던 법칙
(50. 신뢰는 경험에서 나온다.)
(70. 내가 상처받은 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된다.)
3. 캐릭터
1) 요나
비호감까지는 아니어도 별로 호감은 아니었는데 점점 호감으로 변한 캐릭터.
초반부 퀴어 콘텐츠를 본다는 이유만으로 재아를 게이라 오해하거나 바람둥이라는 이야기를 단 한명에게 듣자마다 그렇게 확신해 버린다거나. 별로 호감이 가는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요나는 한나에게 밀려 자존감이 바닥인 상태입니다. 주변에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한나를 좋아한다던가. 그렇기에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도 호의를 순수하게 받지 못하고 언니 동생이라 잘해준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고. 재아가 고백한 후에도 언니를 좋아하니 언니를 따라하겠다며 끙끙대고. 언제나 언니 옆에서는 포기하는 것부터 배우고. 언니에게 가려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하죠.
심지어 재아가 고백한 후에도 진심이 아닐꺼라고, 언니를 좋아할 꺼라고 생각하는 걸 보면 말 다했죠. 언니가 되고 싶었다며. 자신은 모자라니까.
그러면서도 요나는 포기하지 않고 발버둥이라도 치며 노력합니다. 물론 방식이 언니를 따라하는 방식이지만 요나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그것이 최선의 방식이라고 생각할 만 하죠.
그러다 점점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언니와은 다른 자신의 가치. 그 빛은 언니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것. 그리고 언니도 알았으면 하죠. 언니에겐 자신을 언니처럼 만들 의무가 없다는 것을.
이렇게 변화하는 요나의 스토리가 주된 줄기입니다.
2) 한나 - 요나의 언니

처음에는 멋진 언니이자 호감가는 캐릭터옸는데 점점 비호감으로 떨어져버렸습니다.
첫번째는 역시 사람들 다 있는 모두 앞에서 깔아뭉갠것. 얼만큼 화가 났든, 상황이 어쨋든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강요하는 것. 나는 하는데 너는 왜 못해. 이것부터가 어불성설이죠. 각자 맞는 스피드와 페이스가 있는 건데. 한나가 요나에게 가끔 윗사람으로 군림한다고 할까. 오히려 한나의 말 때문에 요나의 자존감이 깎인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말도 과하게 심하고. 성적 좀 못나왔다고 무슨 인간말종이 된 것 처럼 후려치는데. 성적 안나오면 사람 아닌가. 그리고 요나가 공부를 하든 다른 곳에 관심이 있든 대화를 하고 요나에 대해서 알아가고 '도와준다'는 개념이어야지, 너는 왜 그따구냐 그런 식으로 사냐 이렇게 해야한다 강요하고 밀어버리는 방식.
그래도 그 부분, 요나와 재아가 우진이를 데릴러 공항에 나오기로 약속해놓고 둘이 놀러가버린 장면. 요나와 재아는 여주남주고, 둘이 다 터놓고 감정을 다 드러난 장면인 만큼 중요했던 건 알겠으나, 사실 한나 입장에서는 확실히 화날 만 했다고 생각합니다. 만나기로 약속해놓고 연락두절로 잠수타버리면 이건 누구라도 화가 나는 것. 그런데 스토리는 요나의 자존감 쪽으로 치유쳐 있어서 아쉽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만큼 한나의 고민들이 또 이해가 됩니다. 본인이 옴마도 아닌데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동생을 챙기고 지켜야 하고, 어른스러워야 하고. 그렇다면 본인은, 본인은 누가 챙겨주는가. 하는 모든 첫째들의 아픔이죠. 더불어 우진의 고백장면에서 담담히 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생각보다 더 한나는 어깨에 짐을 안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한나의 행동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사정이 있든 과거서사가 있든, 그렇다고 행동이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니까.
즉, 한나가 왜 저러는지는 충분히 알겠고 이해도 가는데! 방식이! 너무 잘못되었다! 고 생각했습니다.
후술하겠지만 우진이와 합이 좋습니다. 까칠한 한나와 다정한 우진. 특히 57화. 한나가 '김치찌개가 맛있어봤자 다 똑같죠 뭐' 라 하자 우진이 '응 다 똑같이 맛있지' 라고 대답하는 장면 보면서 둘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자신의 기내식을 옆자리 아이에게 양보했다는 말을 듣고 답답해 화를 내는 요나를 보며 '내가 배가 고팠거나 너희 만날 약속이 없었다면 양보하지 않았을거'라며 자신은 착하지 않다고 하자 한나는 화가 푸시식 식습니다. 그저 열을 내고 그런 과정이 다 바보같다며.
그러자 우진이 '그렇지. 다 사소한 일이잖아. 밥 한번 안 먹거나 연락이 잠깐 안되는 것들. 그런 일 하나하나에 다 화를 내면 네가 너무 힘들지. 조금 더 편하게 살자 한나야.' 이 장면 너무 좋았어요.
3) 재아

재아는 이 웹툰의 장르가 판타지였나 할 정도로 완벽한 센스를 가진 인물. 현실에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요나의 자존감을 재아가 모두 채워주죠. 누군가는 꼭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자존감이 채워지고 고민이 해결되는 것이냐며 안타까워 하는 사람도 있던데, 저는 사실 어떤 방식이든 그게 중요한가 싶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라도 채워진다면, 그게 어떤 방식이든 극복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 아닐까요.
그러다 마지막 후반부 재아가 가진 아픔들이 나오는데, 그 과정에서 위로 되는 말들도 많았고 떡밥 회수들도 됩니다. 우선, 재아의 소문을 내던 한이의 이야기도 나오고, 그동안 재아와 요나가 자주 언급하던 '저스티스'까지.
73화. 어떤 나쁜 일은 그냥 일어난다. 배고픈 치타와 막 태어난 가젤. 치타가 배고팠다고 해서 가젤이 그걸 이해해야 하는 걸까. 이게 재아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라면 이건 너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너 덕분에 미뤄져 온 일이라고. 너는 잘못이 없다고.
재아의 어린 시절과 재아의 친부모가 너무 독해서. 어떻게 저렇게까지 상처를 주나 정말 제가 다 마음이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는 평생 가는 것인데. 그 대사. 내 애 아니라던 그 목소리와 너무 똑같아서, 나는 다시 울고, 빌고, 악을 쓰던 그 좁고 더운 차 안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유독 밝던 재아의 모습이기에 어둠이 더 깊어보였습니다.
4) 우진 - 재아의 형

완벽한 댕댕이. 대형견 그 자체.
10화 유령장난 치는 우진이/ 24화 이불 덮어주는 우진이 / 30화 탬버린 치는 우진이 / 34화 귀신의 집에서 인사하는 해맑은 우진이
꼭 봐주세요. 너무 귀여워. 심장아파. 고백하고 거절당했어도 다친 한나를 위해 약은 발라야 한다며 약국은 끝끝내 같이 가자는 다정함.
그래서 한나와의 합은 좋았습니다. 까칠하고 당당하고 파워풀한 한나와 대형견에 다정하고 순수한 우진. 캐릭터 합은 좋았으나 사실 커플로써는 응원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요나의 시점으로 웹툰을 보았고 요나사 초중반까지 우진을 좋아하다보니 그래서인지 응원은 못했지만 우진이는 정말 매력적이고 한나와도 끝이 잘 맺어져서 만족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57화 부분이랑, 특히 마지막 우진의 고백장면과 한나의 담담한 말들이 주는 분위기와 둘의 어른스러움이 묘사되는게 좋았습니다.
5) 요나 한나의 엄마
이 작품에서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가장 나무한 건 요나 한나의 엄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초반부 요나에게 어머 내가 말 안했었니? 하는 등 요나가 자존감 깎일 수 밖에 없는 환경들.(한나는 그래도 눈치채고 계속 챙겨주려 함에도) 한나가 마치 가장처럼 여나를 챙기고 공부로 억압하고 그런 것들. 그 상황에서 정작 부모인 엄마는 왜 그래 진정해~ 하면서 허허실실 지나가죠. 사람들도 부모도 뭐라 안하는데 왜 한나가 화를 내냐고 했지만 사실 부모인 엄마가 가만히 있기에 한나가 나설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요. 누구든 완벽한 사람 없고 완벽한 부모 없지만 결국 요나의 자존감 하락과 한나의 무거운 짐들은 결국 엄마의 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4. 결론
작가님도 미숙한 아이들의 성장이라고 표현하셨지만 다들 상처와 아픔을 하나씩 갖고 있는 캐릭터들입니다. 그렇기에 굉장히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웹툰 속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라, 내 옆집, 내 친구들, 또는 내 이야기처럼 완벽하지 않고 하나씩 어두운 면모를 가졌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는 캐릭터들입니다. 그들이 어떻게 자신의 상처를 마주보고 극복하고 넘어가게 되는지 그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그 중 주로 요나의 자존감 부분이 크게 다뤄집니다.)
개인적인 감상은 초반부보다 후반부를 꼭 봐야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