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편 106화 + 외전 20화 + 특별외전 2화
- 연재처 : 카카오페이지
- 작품소개 : 냉혹한 사회에서 무력감을 느끼던 차, 차원 이동해 오게 된 알티우스 제국! 32년 만의 신탁이라며 제국민들이 그녀에게 건 기대와는 달리 다연은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다. 이전 세계와 다를 게 없는 냉대. 한차례 실망감이 휩쓸고 난 뒤 찾아온 것은 심각한 피로감과 무기력증.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좀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오늘은 하루 종일 무얼 했지?"
오늘도 독설로 명치를 때리러 왔나. 정신계 공격 수치 만렙의 언어 폭력기, 황제 미하일 드나르 알티우스.
그는 왜 매일 상쾌한 표정으로 내 방을 방문하는거지?
아니 뭐지, 이 익숙함은. 죄송한데 혹시 저희 엄마세요? 하아, 황제 좀 싫다.
--리뷰>
1. 웹툰화
웹툰화가 되었다는 소식에 감격하며 적어보는 리뷰. 이 작품은 전 2019년 겨울 즈음 읽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우웅했던 감정에 큰 따뜻함을 주었던 작품이고 그런 감성이 웹툰에서도 잘 나타나길 바라며 시작해봅니다.
2. 시작
현실에 지쳐 우울증에 걸린 여주인공 다연의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이었습니다. 사회에 치이다 그렇게 이상한 세계에 와서는 부탁하지도 않았던 기대를 온 몸으로 받게되죠. 그리고 사람들은 다연에 대해 스스로 대하고 스스로 실망하고. 현실에서도 많이 받는 감정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게 다연은 우울증에 걸려 방 밖으로 안나가고 칩거를 하죠.
반면 황제의 하루는 동이 트기 전부터 시작하죠. 심지어 노력형 천재. 어릴적 황제 미하일은 검술에 재능이 없었으나 7살 황자 시절부터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시작해 온 검술 수련을 30살이 넘어 황제가 된 지금도 이어오고 있을 정도죠. 당연히 검에 재능이 없다는 세간의 평가를 뒤엎을 정도.
그렇게 겪다보니 황제는 정말 잔소리쟁이. 말도 '왜 이렇게 오래 자.' 라고 하면 될껄 '갓 태어난 새끼 강아지도 너처럼 잠만 퍼자진 않을 것이다.' 라고 하는 사람. 그래서 그런 표현 하나하나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다연을 신나게 굴리고 어쩐지 기분이 상쾌해진 황제' 라던가.
"처음부터 잘할 거라 생각했느냐? 어찌 처음부터 쉽기를 바라느냐. 세상에 그런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를 올곧이 보여주는 인물.
반면 다연은 치이고 치여 마침내 이젠. 역시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포기하면 편해. 로 달관한 인물.
2. 중반
그렇게 엮이다 엮여 둘의 으른 로맨스도 아주 귀엽습니다. 꽃을 전한거나 황제 특유의 오만하면서도 올곧은 말들. 말도 안되는 콩깍지나 질투들. 우리 망나니!!
정말 위로가 되는 말이 특히 많은 작품입니다. 남들의 말에 미리 단정짓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던가.
23화. 다연은 원래 행동보다는 생각과 상념이 더 많은 사람이었다. 마음을 정하는 데 오래 걸리고, 그 마음에 따라 행동을 하는 것은 더 오래 걸린다. 좋게 표현하면 차분하고 정적이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방어적이고 소극적이다.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 결정한대로 살기보다는 휩쓸리며 사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사도 남이 정한 삶의 방식을 의욕적으로 부수어 본 적도 없다. 나는 왜 무언가를 특출하게 남들보다 잘하는 게 없을까? 왜 이렇게 평범할까? 그런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자라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러다 남과 나를 비교하게 되면서, 또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작은 역할만을 수행하면서.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하는 약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더 이상은 그녀에게 아무도 묻지 않는데. 그런데도 그녀는 여전히 그 지점에 멈춰 맴돌고 있는 것이다. 남과 다른 나의 의미.
28화. "이곳에 처음 오고 제가 신탁의 주인공이라서 저에게 따뜻하게 대해 준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신전도 그 중에 하나였죠. 그렇지만 결국엔 제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알고 모두가 저에게 실망을 했어요. 물론 폐하도 그러셨고요. 그러나 제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저라는 인간 자체에 관심을 쏟아 준 사람은 황제 폐하가 유일했습니다."
이런 말 하나하나가 웹툰이라 더 살아나는 부분도 물론 있겠지만, 소설에서 문구로만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기에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은 꼭 소설로도 즐겨보셨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다연이 자신의 능력을 감추기로 결정하는 부분입니다. 다연은 동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죠.
(30화) 그녀는 깨달았다. 이 능력은 특별하다. 이것은 신전과 황실이 자신에게 필요로 했던, 그토록 갈구했던 특별한 그 무엇이다. 그리고 본인이 항상 꿈꾸어 왔던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왜일까? 두려움이 가시고 난 마음 한켠은 한없이 차분하기만 했다. 참 배반적인 감정이었다. 항상 남다르기를 바라 왔다. 특별함. 특출한 재능. 남들이 필요로 하는 역할. 그것을 동력으로 일상을 채색하고 살아갈 의미를 찾고 싶었다. 이제는 그것을 갖게 되었으니 드러내고 증명해 보이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면 자신은 남들에게 그 존재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나의 의미일까?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닌 척했지만 끊임없이 남들과 자신을 비교해왔다. 지독하게 자신을 따라다니던 열등감, 그에 따른 우울감, 세상에 대한 보복감. 떨쳐 버리려 해도 떨쳐지지 않는 온갖 비관적인 감정들이 성인 이후 그녀의 일상에는 묻어 있다. 그런데 그 감정들이 이젠 대단한 능력이 생겼으니 손바닥 뒤집듯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그래서 다연과 미하일의 가치관 차이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로맨스 물, 로판이 아닌. 너랑 나의 관계. 의미. 이런 것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서술들. 33화에서도 미하엘은 다연이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 하는 것을 이해 못합니다. 왜 다른 사람으로 인해 그렇게 상처를 받는가. 다른 사람으로 인해 스스로를 비관까지 하는가. 황제는 항상 모든 면에서 노력해 왔던 인물인데. 그런 스스로의 가치관을 위배하는 말들을 하죠. 그런 자기부정부터가 사랑이라는 서술들. '사랑을 하다 보면 반드시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상대가 나와 너무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길을 걸어가다 보면 필연적으로 방식의 차이를 겪게 된다. 그러나 끝내 그 길을 두 사람이 함께 걷고자 한다면 누군가는 조금씩 자신의 방식을 포기하고 자신을 부수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랑은 대단히 자기 파괴적이고 고통스럽다. 그러나 이것은 근시안적인 생각으로 사람은 결국 나와 다른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본인의 오랜 습관을 허물고 답습을 피할 수 있다. 잔신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자신의 세계를 확장할 수 있다. 세계와 세계가 만나 격렬하게 부딪히는 과정. 인간은 결국 사랑을 통해 본인의 세계를 확장할 수 있다.'
3. 결말 및 결론
서사도 굉장히 깔끔하고. 무엇보다 현실에 지쳐있는 누군가가 분명 위로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연의 행동이 이해되고 또 황제 미하일은 정말 흔들림 없이 올곧이 다연을 위해주고 행동하고 말로 표현합니다. 정말 말그대로 올곧은 사람. 그렇게 다연도 힘을 내서 다시 일어나게 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에서처럼 그저 해피엔딩이네 이런 느낌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서로간의 생각과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
서술 한 문장 한 문장이 담담하게 공감이 가기에.
하여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아, 생각해보면 미하엘도 정말 소설 속이기에 존재할 수 있는 캐릭터일까요. 현실의 피곤함과 우울함을 달랠 수 있는 작품.
우리 망나니!! 월루월루 세루세루.
'웹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판/웹소설] 신데렐라는 내가 아니었다 - 과앤 작가님 (0) | 2020.12.30 |
---|---|
[로판/웹소설] 여주인공이 나를 새언니로 점찍었다 - 채유화 작가님 (0) | 2020.12.27 |
[로판/웹소설] 아쉴레앙 공작의 계약 결혼 - 이슈앤 작가님 (0) | 2020.11.30 |
[로판/웹소설] 소녀가주가 되었습니다 - 유지난 작가님 (0) | 2020.10.18 |
[로판/웹소설] 내 공작님은 안 죽어! -더닛 작가님 (0) | 2020.10.01 |